나를 울린 시 (19) - 도봉 도봉 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이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 명시감상 2007.07.11
나비 꿈 (33) - 달무리 달무리 月暈 하늘나라에 춤을 빼어나게 잘 추는 한 선녀가 살고 있었다. 선녀는 그렇게 예쁘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선녀가 춤을 추면 아름다운 모습에 누구나 넋을 잃을 정도였다. 선녀는 춤을 추기 위해 태어난 듯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신비한 자태로 춤을 추었다. .. 우화집 2007.07.11
나를 울린 시 (18) - 낙엽의 노래 낙엽의 노래 홍윤숙 헤어지자 우리들 서로 말없이 헤어지자 달빛도 기울어진 산마루에 낙엽이 우수수 흩어지는데 산을 넘어 사라지는 너의 긴 그림자 슬픈 그림자를 내 잊지 않으마 언젠가 그 밤도 오늘밤과 꼭 같은 달밤이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어지고 하늘의 별들이 길을 잃은 밤 너는 별을 가.. 명시감상 2007.07.10
나비 꿈 (32) - 반달 반달 半月 어느 산골 마을에 도술에 능한 한 도인이 살고 있었다. 도인은 마음만 먹으면 못하는 일이 없을 만큼 도술이 뛰어났다. 도인에게는 아주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운 딸들이었지만 자매끼리 무슨 일이든지 서로 지지 않으려고 다투기 일쑤였다. 무엇 하나 서로 .. 우화집 2007.07.09
나비 꿈 (31) - 낮달 낮달 晝月 한 마을에 연을 만드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연을 만들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연을 만들었다. 연 만드는 솜씨는 할아버지 집안의 내력이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결혼을 하고서도 자식을 얻지 못했다. 그러기에 연 만드는 솜씨를 물려줄 수 없었다. 이제 .. 우화집 2007.07.09
나비 꿈 (30) - 얼음 얼음 冰 옥황상제에게는 그림같이 어여쁜 딸이 있었다. 옥황상제는 딸이 아무 탈없이 무럭무럭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신하들은 물론 모든 백성들도 마치 모란꽃처럼 빼어난 고운 공주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그리고 아기를 가진 여인들은 한결같이 옥황상제의 딸처.. 우화집 2007.07.08
나를 울린 시 (17) - 영산 영산(靈山) 김광규 내 어렸을 적 고향에는 신비로운 산이 하나 있었다. 아무도 올라가 본 적이 없는 영산(靈山)이었다. 영산은 낮에 보이지 않았다. 산허리까지 잠긴 짙은 안개와 그 위를 덮은 구름으로 하여 영산은 어렴풋이 그 있는 곳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영산은 밤에도 잘 보이지 않았다. .. 명시감상 2007.07.08
미술시평 (7) - 부적합하게 쓰는 미술용어 부적합하게 쓰이는 미술용어 언어는 사회적인 약속이다. 언어는 의사 전달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면서 거대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가장 긴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언어를 통해 사고하게 된다. 사회적인 동물로서의 인간이 동물.. 미술시평 2007.07.08
미술시평 (6) - 참다운 스승을 기다리며 참다운 스승을 기다리며 문명의 이기 중에서 텔레비전은 인류의 시야를 무한대로 넓혀 놓는데 기여했다. 인간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는 오지의 생태계는 물론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경기를 지구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 것이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은 단지 흥미를 본위로 하는 오락.. 미술시평 2007.07.08
나를 울린 시 (16) - 멀리까지 보이는 날 멀리까지 보이는 날 나태주 숨을 들이쉰다 초록의 들판 끝 미루나무 한 그루가 끌려들어온다 숨을 더욱 깊이 들이쉰다 미루나무 잎새에 반짝이는 햇빛이 들어오고 사르락 사르락 작은 바다 물결소리까지 끌려들어온다 숨을 내어 쉰다 뻐꾸기 울음소리 꾀꼬리 울음소리가 쓸려나아간다 숨을 더욱 멀.. 명시감상 2007.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