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평 (2) - 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세상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폭발적인 인구증가는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가 실감날 정도이다. 하지만 인구가 급증하는 것은 차라리 자연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과학문명의 눈부신 발달에 따라 파생되는 갖가지 문명의 이기들이 세상을 복.. 미술시평 2007.06.29
미술시평 (1) - 영생을 약속하는 예술 영생을 약속하는 예술 인간이 종교를 가지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세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만일 인간의 삶이 현실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 내세를 확약하는 종교는 존재성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종교는 내세를 담보로 하는 인간정신의 늪인 까닭이다. 종교는 일종의 정신적인 행위이다. 그런데.. 미술시평 2007.06.28
나비 꿈 (15) - 무지개 무지개 虹 결혼을 앞둔 처녀는 아침나절부터 개울가 빨래터에서 이부자리 속감을 빨아 널고 있었다. 혼수로 가져 갈 이부자리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양잿물에 삶아내어 눈부시게 하얘진 옥양목 이부자리 속감은 자갈밭에 누워 따스한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빨래가 얼마나 하얗든지 반사되는 햇빛 때.. 우화집 2007.06.28
나비 꿈 (14) - 별똥별 별똥별 流星 한 아기가 울고 있었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였다.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울었다. 엄마아빠는 아기가 잠든 사이에 밭일을 나가고 없었다. 아기는 아무리 울어도 엄마아빠가 돌아오지 않자 제풀에 지쳐 울음을 그치고는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우화집 2007.06.28
나를 울린 시 (10) - 물소리를 꿈꾸다 물소리를 꿈꾸다 이정록 번데기로 살 수 있다면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한겨울에도, 뿌리 끝에서 우듬지 끝까지 줄기차게 오르내리는 물소리 고치의 올 올을 아쟁처럼 켜고 나는 그 숨소리를 숨차게 쟁이며 분꽃 씨처럼 늙어갈 것이다 고치 속이, 눈부신 하늘인 양 맘껏 날아다니다 멍이 드는 .. 명시감상 2007.06.28
나를 울린 시 (9) - 겨울 강 가에서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명시감상 2007.06.27
나비 꿈 (13) - 눈 눈 雪 심심산골 외딴 곳,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혼자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자식도 없이 산골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할머니에게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 함께 했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할머니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혼자서는 먹고 남을만한 .. 우화집 2007.06.27
나비 꿈 (14) - 비 비 雨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었다. 열대여섯 살쯤 돼 보이는 소년 거지 혼자서 숲길을 가고 있었다. 손에는 방금 전에 길옆에서 꺾은 빨간색의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가 들려 있었다. 소년 거지에게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소년 거지는 들꽃을 가슴에 안은 채 아주 빠른 걸음으로 숲길을 가고 .. 카테고리 없음 2007.06.27
나비 꿈 (13) - 안개 안개 霧 첫새벽이었다. 숲 속 옹달샘 곁에서 아주 말간 웃음소리가 들렸다. 산너머에 사는 햇님이 아직 일어나기도 전이었다. 아침밥을 지으려고 샘물을 길러 나온 숲 속 요정들이 저마다 지난 밤 소식을 풀어놓는 중이었다. 한 요정이 갓 결혼한 이웃집 친구의 흉을 잡고 있었다. 듣자하니, 데릴사위.. 카테고리 없음 2007.06.27
나비 꿈 (12) - 물 물 水 아주 먼 옛날, 풀 한 포기도 나지 않는 메마른 땅이었을 때였다. 풀은커녕 벌레 한 마리도 살지 않는 죽은 땅뿐인 세상이었을 때였다. 그 메마른 땅 한 가운데 아주 거대한 바위덩이 하나가 땅에 깊이 묻혀 있었다. 바위덩이는 밤마다 꿈을 꾸었다.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다니는 꿈이었다. 하지만 .. 우화집 2007.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