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길 (11) - 박용인 박용인의 작품세계 세련된 형태 및 색채감각의 이국적인 정서 신항섭(미술평론가) 예술의 첫째 덕목은 창작이다. 다시 말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를 새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예술의 존재성이다. 하지만 창작이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일찍이 개별적인 조형성을 확립한 화.. 명작의 길 2007.09.15
서정적인 운문 (9) - 가을비 가을비 신항섭 제 철로 오는 비라고 무심히 돌려보내지 마세요 혹여 잠시 잊었다가도 문득 돌이켜 세워 차 한 잔 들려 보내세요 국화 향 축인 그대 입술에 대어 차 한 잔 들려 보내세요 빈 몸으로 왔다해도 떠나고 나면 빈자리가 존재의 그림자가 얼마나 큰지 아실 거예요 그게 곧 그리움이란 걸 아실 .. 서정적인 운문 2007.09.14
미술관련 논문 (4) - 한국적인 구상회화의 계보 한국적인 구상회화의 계보 신항섭(미술평론가) <한국적 사실주의 - 정물화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유화가 시작된 것은 1세기를 넘지 못한다. 1910년대 후반, 일제치하라는 어두운 사회적인 배경 속에서 도쿄 유학을 통해 서양미술을 전공하고 돌아온 소수의 화가들이 교편을 잡기 시작하면서 본격적.. 미술관련 논문 2007.09.14
명시감상 (39) - 황학산 황학산黃鶴山 조정권 내 저 뻐꾸기 울음소리 산 채로 석빙고石氷庫 속에 가둬서 기르다가 백 년 후쯤 산문山門을 열어놓으리라 세상을 등지고 산에서 사는 선승들의 일상적인 삶은 무미건조하게 보인다. 하루 세끼 공양을 하고는 가부좌를 튼 채 그저 벽과 마주하고 선정에 드는 단조로운 구도의 연.. 명시감상 2007.09.13
미술시평 (23) - 지역축제로서의 비엔날레와 국제미술제 예술평론가협의회 세미나 지역 축제로서의 비엔날레와 국제미술제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도 벌써 10여년이 지났다. 그 동안 각 지역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제도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차츰 안정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도 중앙.. 미술시평 2007.09.11
서정적인 운문 (8) - 그대의 강 그대의 강 신항섭 그래, 거진 달포면 닿으리라던 그대의 강 마을은 어디인가 온통 뿌연 잿빛 세상 등지고 와 이렇듯 흔들리며 밤으로 밤으로 떠돌고 있다 얼마 전 안개에 갇혀 잠시 머문 이름 모를 강 마을은 빈 마을은 단지 나루터만 홀로 남아있었다 긴 띠를 이루며 물거품만 남아있었다 그래도 그대.. 서정적인 운문 2007.09.11
미술시평 (22) - 모스크바 아트페어 "마네지 2002"에 다녀와서 모스크바 아트페어 ‘아트 마네지 2002’에 다녀와서 러시아의 겨울추위는 역시 매서웠다. 지난 해 12월초 모스크바 날씨는 연일 수은주를 영하 10도 이하로 끌어내리면서 적지 않은 동사자를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코비치들은 추위에는 이골이 난지 누구 하나 춥다는 기색도 없이 바쁘게.. 미술시평 2007.09.11
명작의 길 (10) - 민경갑 유산 민경갑의 작품세계 ‘자연 속으로’에서 ‘무위’로 신항섭(미술평론가) 서양에서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때 시지각의 개념이 적용된다. 시지각은 눈으로 물상을 인식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는 ‘본다’는 용어의 개념을 충족시킨다. ‘본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활동.. 명작의 길 2007.09.09
명시감상 (38) - 하얀 밤 하얀 밤 김여정 망초꽃이 메밀꽃처럼 하얗게 강변 둔치를 뒤덮고 있는 하얀 밤에는 달빛이 모래알처럼 하얗다. 아니 쌀처럼 하얗다. 하얀 밤 망초꽃밭에서 곤히 잠든 하얀 나비 한 마리 하얀 메밀꽃밭의 추억을 꿈꾸는지 알 듯 모를 듯 고이 접은 나래가 조용히 떨리고 있다. 나도 감전된 듯 하얀 찔레.. 명시감상 2007.09.08
서정적인 운문 (7) - 세수 세수 신항섭 첫닭이 울기 전 별 아기 요람 밝히는 초롱을 들고 들길로 나선다 지표면 나직이 이슬방울 울리며 뒤따르는, 잠귀 밝은 길섶 요정들 살가운 발자국마다 꿈 깨듯 발아하는 빛의 씨앗 이윽고, 분주히 이슬을 꿰어차는 키 낮은 풀들이 들녘에 안착한 한 무더기 별들을 재우고 나.. 서정적인 운문 200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