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꿈 (29) - 성에 성에 冰花 깊고 깊은 산골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총각이 있었다. 총각은 나무를 베어다 숯을 굽고 있었다. 총각은 건강하고 미남이었지만 산골에서만 살아온 탓에 글 한자도 읽을 수 없었다. 총각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숯가마에서 숯을 굽는 일이 전부였다. 고개를 .. 우화집 2007.07.06
나비 꿈 (28) - 진눈깨비 진눈깨비 雨雪 아주 깊은 숲 속에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사냥꾼은 총 솜씨가 아주 뛰어났다. 아무리 날쌘 짐승일지라도 사냥꾼의 눈에 띄기만 하면 단 한방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사냥꾼은 가난했다. 사냥솜씨로 말하자면 천하에 그를 따를 자 없으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 우화집 2007.07.06
미술시평 (5) - 박물관은 민족미술의 원본 박물관은 민족미술의 원본 우리는 오천년의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화국민으로 자처한다. 실제로 인류역사상 단일민족으로서 오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그리 많지 않다. 한반도 도처에서 구석기 및 신석기 유적 발굴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아 오천년 역사가 우리만의 주장이 .. 미술시평 2007.07.05
나를 울린 시 (15) - 그대 생각 그대 생각 고정희 그대 따뜻함에 다가갔다가 그 따뜻함 무연히 마주할 뿐 차마 끌어안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대 쓸쓸함에 다가갔다가 그 쓸쓸함 무연히 마주할 뿐 차마 끌어안지 못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어떤 것인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내가 돌아오는 발걸음을 멈췄을 때, 내 긴 그림자.. 명시감상 2007.07.05
나비 꿈 (27) - 소낙비 소낙비 驟雨 아주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바다에서 살고 있는 아기거북이가 엄마하고 바닷가 숲 그늘로 더위를 피해 바닷물에서 나왔다. 숲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처음 밟아보는 폭신폭신한 모래 위를 걷는 일은 쉽지 않지 않았다. 발이 빠지는가 하면 모래가 무너져 내리는 곳도 있었다. 엄마거북이.. 우화집 2007.07.05
나비 꿈 (26) - 가랑비 가랑비 細雨 겨우 걸음을 떼기 시작한 건강한 아기가 있었다. 아기는 제힘으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몹시 자랑스러웠다. 아빠가 아침식사를 할 때면 신이 나서 보라는 듯이 방안을 아장아장 걸어 다녔다. 그러면 아빠는 밥을 먹다가도 아기를 번쩍 들어올려 ‘커서 장군이 될 녀석’이라며 즐.. 우화집 2007.07.05
나비 꿈 (25) - 우박 우박 冰포 태어날 때부터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아기가 있었다. 하지만 아기는 보이지 않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엄마 아빠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기는 혼자서 손과 발을 가지고 노는 일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아기가 점점 커가자 손으로 물건을 만지면서 형태.. 우화집 2007.07.04
나비 꿈 (24) - 서리 서리 霜 깊은 동굴 속에 한 도둑이 살고 있었다. 도둑은 힘이 장사였다. 힘이 셀뿐만 아니라 키는 칠 척인데다가 수염은 다섯 자는 너끈히 되고도 남았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모습은 삼국지의 장비를 닮은꼴이었다. 그러나 비록 도둑질을 해서 살아갈망정 생김새와는 달리 사리분별력은 있었다. 그래.. 우화집 2007.07.04
나를 울린 시 (14) - 내 사랑은 내 사랑은 송수권 저 산마을 산수유꽃도 지라고 해라 저 아랫뜸 강마을 매화꽃도 지라고 해라 살구꽃도 복사꽃도 앵두꽃도 지라고 해라 하구 쪽 배밭의 배꽃들도 다 지라고 해라 강물 따라가다 이런 꽃들 만나기로서니 하나도 서러울 리 없는 봄날 정작 이 봄은 뺨 부비고 싶은 것이 따로 있는 때문 저.. 명시감상 2007.07.04
미술시평 (4) - 참다운 의미의 동인활동이 필요한 시대 참다운 동인활동이 필요한 시대 한국 미술계에는 여러 형태의 크고 작은 모임이 많다. 출신학교에 따른 동창회 형식의 모임이 있고 동기동창의 모임도 있다. 그런가 하면 출신지역과 특정지역의 모임이 있고, 예술적인 이념 및 사상을 같이하는 모임이 있다. 또한 특정양식이나 형식에 뜻을 같이하는 .. 미술시평 200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