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꿈 (32) - 반달 반달 半月 어느 산골 마을에 도술에 능한 한 도인이 살고 있었다. 도인은 마음만 먹으면 못하는 일이 없을 만큼 도술이 뛰어났다. 도인에게는 아주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운 딸들이었지만 자매끼리 무슨 일이든지 서로 지지 않으려고 다투기 일쑤였다. 무엇 하나 서로 .. 우화집 2007.07.09
나비 꿈 (31) - 낮달 낮달 晝月 한 마을에 연을 만드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연을 만들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연을 만들었다. 연 만드는 솜씨는 할아버지 집안의 내력이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결혼을 하고서도 자식을 얻지 못했다. 그러기에 연 만드는 솜씨를 물려줄 수 없었다. 이제 .. 우화집 2007.07.09
나비 꿈 (30) - 얼음 얼음 冰 옥황상제에게는 그림같이 어여쁜 딸이 있었다. 옥황상제는 딸이 아무 탈없이 무럭무럭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신하들은 물론 모든 백성들도 마치 모란꽃처럼 빼어난 고운 공주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그리고 아기를 가진 여인들은 한결같이 옥황상제의 딸처.. 우화집 2007.07.08
나비 꿈 (29) - 성에 성에 冰花 깊고 깊은 산골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총각이 있었다. 총각은 나무를 베어다 숯을 굽고 있었다. 총각은 건강하고 미남이었지만 산골에서만 살아온 탓에 글 한자도 읽을 수 없었다. 총각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숯가마에서 숯을 굽는 일이 전부였다. 고개를 .. 우화집 2007.07.06
나비 꿈 (28) - 진눈깨비 진눈깨비 雨雪 아주 깊은 숲 속에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사냥꾼은 총 솜씨가 아주 뛰어났다. 아무리 날쌘 짐승일지라도 사냥꾼의 눈에 띄기만 하면 단 한방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사냥꾼은 가난했다. 사냥솜씨로 말하자면 천하에 그를 따를 자 없으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 우화집 2007.07.06
나비 꿈 (27) - 소낙비 소낙비 驟雨 아주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바다에서 살고 있는 아기거북이가 엄마하고 바닷가 숲 그늘로 더위를 피해 바닷물에서 나왔다. 숲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처음 밟아보는 폭신폭신한 모래 위를 걷는 일은 쉽지 않지 않았다. 발이 빠지는가 하면 모래가 무너져 내리는 곳도 있었다. 엄마거북이.. 우화집 2007.07.05
나비 꿈 (26) - 가랑비 가랑비 細雨 겨우 걸음을 떼기 시작한 건강한 아기가 있었다. 아기는 제힘으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몹시 자랑스러웠다. 아빠가 아침식사를 할 때면 신이 나서 보라는 듯이 방안을 아장아장 걸어 다녔다. 그러면 아빠는 밥을 먹다가도 아기를 번쩍 들어올려 ‘커서 장군이 될 녀석’이라며 즐.. 우화집 2007.07.05
나비 꿈 (25) - 우박 우박 冰포 태어날 때부터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아기가 있었다. 하지만 아기는 보이지 않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엄마 아빠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기는 혼자서 손과 발을 가지고 노는 일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아기가 점점 커가자 손으로 물건을 만지면서 형태.. 우화집 2007.07.04
나비 꿈 (24) - 서리 서리 霜 깊은 동굴 속에 한 도둑이 살고 있었다. 도둑은 힘이 장사였다. 힘이 셀뿐만 아니라 키는 칠 척인데다가 수염은 다섯 자는 너끈히 되고도 남았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모습은 삼국지의 장비를 닮은꼴이었다. 그러나 비록 도둑질을 해서 살아갈망정 생김새와는 달리 사리분별력은 있었다. 그래.. 우화집 2007.07.04
나비 꿈 (23) - 이슬 이슬 露 밤이 되자 숲 속에 꼬마요정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꼬마요정들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어김없이 모여 춤과 노래를 부르며 밤새껏 신나게 노는 것이 일이었다. 꼬마요정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커다란 나무들 밑에서 오밀조밀 살아가는 아주 작은 풀들 위를 뛰어 다니는 일이었다... 우화집 200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