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꿈 (10) - 구름 구름 云 옛날에 한 어진 임금이 있었다. 임금은 백성들이 평화로운 가운데 배고프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도록 나라를 다스렸다. 임금은 언제나 검소하게 살았다. 사치스런 생활을 하지 않았다. 흉년이 들면 반찬 가지 수를 줄였고 병든 백성을 보면 자신의 일처럼 마음 아파했다. 뿐만 아니라 백성을 .. 우화집 2007.06.26
나비 꿈 (9) - 바람 바람 風 한낮의 사막에는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뱀이며 전갈이며 도마뱀 따위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사막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물에게는 그대로 죽음의 땅일 뿐이다. 어느 날 한낮이었다. 햇빛이 쨍쨍 비치는 사.. 우화집 2007.06.26
나비 꿈 ( 8) - 은하수 은하수 銀河水 어느 고원에 자식 없는 노부부가 농사를 짓고 살고 있었다. 노부부는 학교에 다닌 일이 없고 누구한테 글을 배운 일도 없었다. 그래서 바깥 세상일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채 살았다. 어쩌다가 소금이나 불을 켜는데 필요한 기름 따위를 사러 읍내에 나갈 뿐, 하늘의 해와 달과 별 그리..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7) - 별 별 星 아주 깊고 깊은 산골에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농사꾼이었는데 먹을 것이라고는 몇 가지 채소와 감자 그리고 옥수수가 전부였다. 그리고 가진 것이라고는 부모님이 애써 일구어 놓은 밭 몇 뙈기가 전부였다. 그 밭에서 나오는 감자와 옥수수 그리고 채소로는 두 부부가 굶지 않고..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6) - 달 달 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은 밤이었다.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하나 둘 강가로 모여들었다. 강은 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다. 너무 고요해서 강물의 흐름이 멈춘 것이 아닐까 의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일까. 강물은 몹시 무겁고 침울해 보였다. 강물 탓인지, 검은 ..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5) - 해 해 太陽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따뜻한 기운이 남쪽으로부터 서서히 북쪽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며칠 째 온통 안개에 잠긴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북쪽으로 올라오던 따뜻한 기운조차 안개에는 맥을 못 추는 것이었다. 따뜻한 기운은 무겁고 침울..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4) - 어둠 어둠 暗 머리와 수염이 온통 하얀 산신령이 천년 묵은 나무 그늘 아래서 글씨를 쓰고 있었다. 산신령은 옷마저 하얀 색이어서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눈사람으로 착각할 지경이었다. 산신령은 하얀 종이를 펴놓고 멋진 수염처럼 큰 붓으로 먹물을 듬뿍 찍어 글씨를 쓰고 있었다. 산신령이 쓰는 글씨는 ..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3) - 빛 빛 光 한 남자아이가 자기 조막만한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굴리는가 하면 손에 들고 뚫어져라 쳐다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조약돌은 아주 동그란 모양이었다. 모난 데도 없고 패인 데도 없었다. 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명주실 같은 금이 나 ..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2) - 소리 소리 音 히로사와平澤라는 왕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작은 시골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왕대나무가 얼마나 크고 많은지 어떤 곳은 대나무 숲에 마차가 다닐 만큼 널따란 굴이 뚫려 있을 정도였다. 이 왕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살고 있는 한 여자아이가 대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놀고 있었..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1) - 우주 하늘 宇宙 아주 먼 옛날에 한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자신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노인은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한 곳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노인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고요하고 또 고요함이 있을 뿐이었다. 노인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우화집 200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