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꿈 (6) - 달 달 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은 밤이었다.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하나 둘 강가로 모여들었다. 강은 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다. 너무 고요해서 강물의 흐름이 멈춘 것이 아닐까 의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일까. 강물은 몹시 무겁고 침울해 보였다. 강물 탓인지, 검은 ..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5) - 해 해 太陽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따뜻한 기운이 남쪽으로부터 서서히 북쪽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며칠 째 온통 안개에 잠긴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북쪽으로 올라오던 따뜻한 기운조차 안개에는 맥을 못 추는 것이었다. 따뜻한 기운은 무겁고 침울.. 우화집 2007.06.25
나비 꿈 (4) - 어둠 어둠 暗 머리와 수염이 온통 하얀 산신령이 천년 묵은 나무 그늘 아래서 글씨를 쓰고 있었다. 산신령은 옷마저 하얀 색이어서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눈사람으로 착각할 지경이었다. 산신령은 하얀 종이를 펴놓고 멋진 수염처럼 큰 붓으로 먹물을 듬뿍 찍어 글씨를 쓰고 있었다. 산신령이 쓰는 글씨는 .. 우화집 200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