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를 깨며
신항섭
깜깜한 세상 하나가
요지부동으로
오랜 습속처럼 닫혀 있다
어디서부터 열까
한 번도 연 적이 없는 몸
면도날도 허용치 않는
완벽한 차단
틈이라고는 없다
완고한 어른 같은
꽉 막힌 세상 하나를 안고
밖으로 흘리는
총명한 웃음소리
반짝이는 껍질
온전한 절개란 없다
완전한 해체란 없다
비웃듯
내부로부터 커지는 모반의 힘
마침내 돌로 내려치다
허망하게 산개하는
허약한 육과
아집에 대한 정당한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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