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정색을 위하여
신항섭
아주 먼데서
파란 하늘을 깨는
단발의 포성이 울렸다
잠시 후
노란 포연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포연이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지평선을 수직으로 자르며
물밀 듯이 달려오는
한 무리의 검은 기마병
단숨에 천지간을 굴복시키는
거센 야성의 말발굽소리
마침내,
네 섬약한 심장에 꽂히는
흰 깃발
그리고,
지친 육신의 근육을 풀고
엄습하는 단잠에 떨어지면
선혈 같은 놀
한 겹을 뜯어내
꿈처럼 누운
수평의 강물을 덮는다
'서정적인 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정적인 운문 (7) - 세수 (0) | 2007.09.08 |
---|---|
서정적인 운문 (6) - 박꽃 우화 (0) | 2007.09.05 |
서정적인 운문 (4) - 새벽에 (0) | 2007.08.31 |
서정적인 운문 (3) - 겨울나무 (0) | 2007.08.27 |
서정적인 운문 (2) - 개화 (0) | 2007.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