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길

명작의 길 (33) - 노주환

펜보이 2008. 12. 19. 11:27

 

 

노주환의 작품세계

 

다양한 이미지로 변환하는 금속활자의 욕망

 

신항섭(미술평론가)

 

창작은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기존의 미학적인 질서를 벗어나는 전혀 엉뚱한 발상은 창작의 첫째 요건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창작의 윤리성이란 누군가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 그리고 자기복제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현대미학은 예술가의 지적탐구 및 손의 기능으로써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조형적인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인미답의 창의적인 작업을 기다린다.

노주환은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문자언어의 상징물인 금속활자를 매개로 하는 조형세계를 창안했다. 금속활자는 문자언어를 간편하게 다량 인쇄하기 위해 고안된 반영구적인 복제용 글자체이다. 금속활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납을 이용하여 주물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글자나 기호 따위가 주종이다. 이처럼 만든 활자를 문장에 따라 배열하여 판화를 찍는 방식으로 인쇄를 하게 된다.

 

 

급속한 발달을 재촉한 20세기 과학문명은 인쇄기술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더니, 마침내 옵셑인쇄의 발명에 밀려난 활자인쇄의 쇄락과 함께 활자 또한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활자는 물론이려니와 인쇄기계, 그리고 거기에 사용되는 잉크 따위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명민한 예술가의 예지로 무관심 속에서 납으로 녹여지는 금속활자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현대문명의 대열에서 퇴출된 금속활자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금속활자라는 오브제를 이용하여 입체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수집한 금속활자는 여러 가지 제재 및 집합, 집적 그리고 구성을 통해 입체작업으로 변환하게 된다. 금속활자가 모여 책이 되는가 하면 도시가 되고, 기둥이 되며, 전광판이 되기도 한다. 이런 놀라운 변신은 문자언어의 상징체인 활자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최소단위로서의 입체적인 이미지에 주목한 결과이다. 최소단위의 입체인 활자는 제재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한다.

 

 

즉, 최소단위로서의 활자가 이리저리 이합집산하면서 집적체로서의 꿈을 다양하게 실현한다. 집적체로서의 꿈의 실현이란 다양한 크기 및 모양의 활자 즉, 한글을 비롯하여 한자와 알파벳 그리고 각종 기호들로 이루어진 활자를 어떤 제재, 어떤 모양으로 조합하는가의 문제이다. 따라서 활자 오브제는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조형언어 및 조형어법의 세계를 펼쳐놓는다.

문자언어로서의 전달기능을 가진 활자가 조형언어의 기본단위로 가치변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브제로서의 사각기둥 형태의 활자 모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더구나 활자에 새겨진 정형화된 글씨나 기호는 새로운 개념의 시각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어디 그뿐인가. 문자언어의 전달기능을 가진 활자의 조합은 새로운 시각적인 체험 및 조형언어로서의 기능을 한다. 이와 같은 몇 가지 특징은 새로운 개념의 조형언어로서의 기능을 훌륭히 수행한다.

 

 

그가 강구해낸 다양한 이미지로 진행되는 활자오브제의 이합집산은 이제까지의 조형개념과는 사뭇 다른 제안이다. 오브제이자 문자언어인 활자는 개별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조형언어이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군더더기 없는 조형물이다. 독립된 개체로서의 조형물이라는 증거는 활자를 크게 확대했을 때 명백해진다. 비록 인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형태이지만, 음각 및 양각으로 새겨진 글자를 보면 그대로 아름다운 부조 기둥이 되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크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되, 활자 하나하나의 전체적인 비례는 탓할 데 없는 조형미를 보여준다.

이처럼 이미 독립된 조형물로서의 가치를 획득한 소형 활자가 군집을 이루면서 더 큰 집적체로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보면 사뭇 감동적이다. 그 하나의 예로서 ‘활자기둥’이 있다. 이 작품은 다양한 형태의 활자를 쌓아올린 30센티미터 높이의 둥근 원통형을 여러 개 붙여 세움으로써 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기둥 형태가 된다. 이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글자가 새겨진 면이 기둥의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데, 요철을 이루는 문자 및 기호의 집적에 의한 표면질감의 아름다움이 빼어나다. 이제까지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그 어떤 조형물의 표면 질감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싶을 정도이다.

 

 

크기의 차이에 따라 들쑥날쑥한 활자들의 불규칙한 배열이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로 귀결하는 과정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숨이 멎을 듯싶다. 어떤 의도된 배열이 아니더라도 최소단위로서의 활자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완벽한 조형미가 집적되었을 때 그로부터 형성되는 아름다움은 확실히 새로운 시각적인 체험이고 감동이다. 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활자에 채색을 덧입힘으로써 금속이 가지고 있는 차가운 이미지를 완화시킴과 동시에 미점으로 훌륭히 기능한다. 이렇듯이 회화적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시각적인 즐거움과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활자를 세워 도시 풍경을 표현한 작품이 있다. 활자가 만들어낸 도시풍경인 셈인데, 그 발상이 신선하다. 기하학적인 구조의 건물로 형성된 도시가 활자의 집적체로 변환하고 있다. 서울의 지도를 기반으로 하여 높낮이가 다른 지형 및 건물에 따라 높이와 크기를 달리하는 활자체의 집합 및 나열은 충격적인 시각체험이다. 활자의 집적에 의해 조형물이 될 뿐만 아니라 풍경이 된다는 논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역시 활자에 내포된 다양한 조형의 변환 가능성을 탐색한 결과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다라니’라는 작품은 불교의 다라니경을 범문의 음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활자의 조합에 의한 문장이 들어 있다. 벽에 거는 형태로 제작된 이 작품은 장방형인데, 그 중심에 큰 한글 활자로 다라니경 문구를 배열함으로써 읽는 대신 손으로 훑어가도록 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꽃’이라는 책 모양의 소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활자를 빼곡히 채워 펼쳐진 책의 형상을 만들고 있는데, 중간에 실제의 인쇄용 활자판처럼 시 구절을 배열해 놓았다. 이는 전통적인 형태미를 전제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활자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활자가 실제의 책이 된다는 설정 또한 활자의 다양한 가능성을 주목한 결과이다.

최근에는 활자 자체를 이용하는 작업 이외에도 브론즈 작업과 병행하여 실리콘 작업을 시작했다. 이는 활자를 기반으로 하되 활자 이미지가 다른 재료와 만났을 때 어떤 조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브론즈 작업은 활자로 만들어진 작업을 청동주물로 복제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브론즈 작업과 제작공정이 같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활자의 제시와는 또 다른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활자 자체는 집적의 아름다움이 있으나, 브론즈 작업은 활자 이미지가 단괴로 통합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브론즈 작업과 같은 친밀감이 느껴진다.

 

 

이와 달리 실리콘 작업은 그 재료가 현대과학의 산물인 만큼 역시 현대적인 미감 및 정서를 발설한다. 무엇보다도 LED 조명을 도입함으로써 투명한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활자 이미지는 또 다른 시각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활자로 만든 입체적인 서울의 형상을 실리콘으로 복제하여 LED 조명을 이용, 빛으로 넘치는 대도시 서울의 야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통 안에서 발산하는 빛에 의해 색깔이 변하는 것도 또 다른 시각적인 매혹이다. 뿐만 아니라, 활자의 자체 면에 검정색을 칠하거나 다른 부분에 글씨를 써 넣어 회화적인 요소를 덧붙이기도 한다. 이는 문자언어인 활자의 전달기능을 이미지화하는 형태가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폴리우레탄을 이용해 만든 동일한 크기의 활자상자를 쌓아 벽체를 만들고 안에 다양한 색깔의 LED 조명을 설치, 간접적으로 투사되는 빛에 의해 활자체의 이미지가 드러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삶의 귀감이 되는 경구라든가 속담 따위가 담긴 문구를 만들어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문자언어의 활동성을 주시한다. 이는 활자의 다양한 조형적인 해석 및 가치변환에 대한 제안이기도 하다. 단순히 활자 자체를 직접 제시하는 작업 이외에도 다양한 현대적인 조형어법 및 재료를 통해 보다 확장된 의미로 변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작업 경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는 버려진 금속활자를 거두어들여 전혀 다른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다. 조형적인 질서가 있고 아름다움이 있는 활자가 그의 미의식 및 미적 감각을 자극함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것이다. 문자언어라는 기록물을 만들어내는 피동적인 부품으로서 존재하다가 불현듯 명민한 예술적인 존재로 탈바꿈하는 놀라운 변신은 활자 자체에 축적된 욕망의 현현인지 모른다. 그 욕망이 그를 만나 새로운 조형적인 질서를 만들어냄으로써 휘황한 예술적 후광을 기다리고 있다.

 

 

. <"노주환초대전"은 2008년12월29일부터 2009년1월29일까지 북경 관음당(觀音堂) 거리에 있는 "T&G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卢主焕的作品世界

 

形象多变的金属活字的欲求

 

申恒燮(美术评论家)

 

创作需要转换思路。换句话说,摆脱现有的美学秩序而别具一格的构思,是创作的第一要领。真正意义上的创作的伦理性,是不应重蹈前人的覆辙,同时也不应复制自己。所谓现代美学,是指用艺术家的理性探索和手的机能为工具完成的一种前所未有的创造性劳动,它开发着全部形态的造型的可能性。
卢主焕以无人触及的文字语言的象征物——金属活字作为媒介,创造发明了他的造型世界。金属活字是为了简便大量地印刷文字语言而发明的半永久性的复制用字体。除了特殊情况外,金属活字通常使用铅,以铸焊方式制成,文字或记号之类为主要形式。这样制成的活字,根据文章内容排列后,以烙印版画的方式使印刷得以实现。
20世纪的科学文明急速发展,在印刷技术上也多次取得划时代的进步,最终,随着新兴印刷技术的发明,活字和活字印刷一起落入了衰败的命运。如今,不但活字,连印刷机,以及机器上使用的墨水之类,都只能去博物馆才能见到。但是卢周焕以他艺术家敏锐的预见性,在众人的漠不关心里,开始收集以铅融化而成的金属活字。并且,他想方设法赋予了已经退出现代文明行列的金属活字以新的生命力。
即,他利用金属活字这种古董来进行立体的作业。他把收集到的金属活字,通过各种裁制、集合、聚积及构成方法,使之变换为立体的作品。金属活字集成之后,既能成书,也能做成城市,柱子,以及彩灯。如此惊异的变身,就是他注意到了作为文字语言象征的各个活字,所具有的最小单位的立体形象的结果。作为最小单位的立体形象的活字,依照裁制的不同而变身为了多样的形态。
亦即,他把作为最小单位的活字,进行各种聚合与分散,多样化地实现了作为集合整体的梦想。作为集合整体的梦想的实现,就是把各种大小、形状的以韩语为首的包括汉字词和罗马字的活字,用某种裁制方法组合成某种形状的问题。因此,活字古董把我们未曾想象的全新的造型语言和造型语法的世界,徐徐展开。
具有作为文字语言的传达功能的活字,转变成了造型语言的基本单位。这是对作为古董的四方形活字形态的全新认识,同时,刻在活字上的已成型字体或记号提供给我们全新概念的视觉形象。不仅如此。具有作为文字语言的传达功能的活字,其组合还有着全新视觉体验和作为造型语言的功能。这几种特征,使活字出色地行使着作为全新概念的造型语言的功能。
卢主焕所探究出的以多种形象进行的活字古董的聚合与分散,是和迄今为止的造型概念截然不同的提案。既是古董,同时又是文字语言的活字,单独而言也是无可挑剔的完美的造型语言,它自身即为毫无赘疣的造型物。活字作为独立个体的造型物的证据,在把它放大的时候,就显而易见了。虽然它是为印刷目的而制造的具有标准化且定型化的形态,但看看它们或阴刻或阳刻的字体,本身也可成为美丽的浮雕支柱。不仅如此。尽管它们的大小略有差异,一个个活字的整体比例却显示出无可挑剔的造型美。
如此这般,把作为独立的造型物而得到价值的小型活字,再群集成为更大的集合体,看着这一梦想逐渐实现的过程,是非常令人感动的。其中一个例子,就是“活字柱”。该作品是把多种形态的活字堆积成30厘米高的圆筒形,再将许多这样的圆筒粘贴直立起来,远远看去,就成为一个柱子形状。而近看作品,刻有文字的一面装饰着柱子外壁,因凹凸不平的文字和记号的聚集而成的表面质感之美,显著突出。至今为止,艺术家们创作出的任何造型物的表面质感,或许都不可能比它更美。
把因大小不同而错落不齐的活字们那不规则的排列,归整为一个统一形象的过程,简直美得让人屏住呼吸。即使不带某种刻意目的的排列,当作为最小单位的活字一个个所具有的完美造型美聚积起来的时候,那时开始形成的美感,确确实实是全新的视觉体验和感动。不但如此,在活字各处覆盖彩色的方法,缓和了金属具有的冷冰冰感觉,同时也相当出色地起了点睛之笔的作用。如此这般添加绘画要素的手段,激发了视觉享受和亲近感。
除了活字柱,还有竖立起活字来表现城市风景的作品。那可以说是活字所创造出的都市风景,构思相当奇妙。用几何学构造的建筑形成的城市,转变成了活字的集合体。以首尔地图为基础,根据高低起伏的地形和建筑而不同大小的活字体的集中和罗列,是极具冲击力的视觉体验。不但以活字的集中构成造型物,还组成风景,这种思路源自何处呢。毫无疑问,依旧是作者探索了活字所包含的多样造型的变换功能的结果。
同时,在名为“陀罗尼”的作品里,还有用韩文把佛教的陀罗尼经的梵语语音原原本本地表示出来的活字,所组合形成的句子。这幅作品是挂在墙上制成的,长方形,中心用很大的韩文活字排列着陀罗尼经的文句,不是用读,而是用手触摸的。还有一副叫做“花”的书本模样的小品,也很引人注目。它是紧紧填满活字制成书的形象,中间如真实的印刷用活字板一般,排列着诗句。它可以说是以传统的形态美为前提的、全新概念的活字雕刻。这是作者把活字设定成为真实书籍,并且注意到了活字的多样性功能的结果。
以活字为基础,当活字形象和其他材料相遇的时候,又会赋予怎样的造型意义呢?从这一疑问出发,近来,除了利用活字本身的作业,和青铜作业并行,硅作业也开始了。青铜作业就是把活字制成的作品,再用青铜铸物复制的方法,和一般的青铜作业及制作工程相同。在这儿,又存在着和直接用活字所展示相异的另一种视觉美。活字本身拥有聚合的美感,然而青铜作品和活字形象完全不同,它是统一的,这一点和传统的青铜作品一样,给予人们亲密感。
与之不同,硅作业的材料是现代科学的产物,因此依旧散发着现代的美感和情绪。最为明显的是,因采用LED照明的透明光而形成的活字形象又提供了另一种视觉体验。把用活字制成的立体化的首尔景色,用硅复制,再用LED照明,就呈现出了流光溢彩的大都市首尔的夜景。因内部发发散的光而变色,又是另一种视觉的诱惑。不仅如此,在活字本身一面漆上黑色,或者在其他部位添上字迹,又增加了绘画的要素。这点,可以说是把作为文字语言的活字的传达功能给形象化的形态。
同时还并排摆放着另一作品,就是把用聚氨酯制成的大小统一的活字箱堆积起来,做成壁体,在里面安装各种颜色的LED照明,因间接投射的光而显露出活字体的形象。在这儿,作者制作出包含有成为生活镜戒的警句或俗谈之类文句的作品,来注视在现实中存在移动着的文字语言的活动性。这也是对于活字的多样性造型的解释和价值变化的提议。除了纯粹地直接展示活字本身的作品之外,我们还可以看到通过各种现代的造型方法和材料,来得以变化至更为扩大的意义。
通过以上所列举的几种制作倾向可以知道,卢主焕把被丢弃的金属活字收集起来,赋予了它们截然不同的艺术价值。既有造型秩序又有美感的活字,激发了他的审美意识和审美感觉,从而焕发了新生。活字曾经一直是被动的附件,作为制作文字语言的记录物而存在着,却忽然间蜕变为灵敏的艺术的存在,这一令人惊异的变身,也许是活字本身积蓄的欲求的显现。这种欲求,遇见了卢主焕,以创造出全新造型秩序的方式,期待着辉煌的艺术之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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